새처럼 훨훨 하늘을 날고 싶었던 평구는
큰 연을 만들어 등에 달고 매일 언덕길을 내달립니다.
개울에 풍덩 빠지고, 밤나무 밤송이에 콱 박히고,
쇠똥 더미에 푹 박히고, 남의 집 지붕에 쿵 떨어지지요.
그러나 평구는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를 만들어요.
그리고 임진왜란 때 비거를 타고
위기에 빠진 백성을 구해내지요.
실패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 위대한 사나이, 정평구를 만나 볼까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끈질긴 노력으로
라이트 형제보다 300년 먼저 하늘을 난 위대한 사나이, 정평구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소원이 있습니다. 바로 하늘을 나는 꿈인데요, 지금부터 약 400여 년 전, 이러한 꿈을 직접 실천에 옮긴 한 용감한 사나이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를 만들어 왜적의 침입을 막고 백성들을 구한 정평구입니다. 이 책은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우리 역사 속 인물과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머스트비 역사 인물 그림책 열한 번째 이야기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정평구가 라이트 형제보다 300년이나 앞서 하늘을 날았던 시간 속으로 흥미진진한 여행을 떠납니다.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
평범한 사나이가 이뤄낸 꿈이 백성 모두의 희망이 되다
조선 후기 실학자 신경준(1712~1781)이 쓴 『여암전서』 의 「책차제(策車制)」라는 글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1592년 10월, 성이 왜적에게 포위되자 정평구는 비거를 타고 성안으로 들어가 우두머리를 태우고 30리 밖으로 피난시켰다.’
또, 임진왜란에 대하여 일본이 쓴 『왜사기』에는 전라도 김제에 사는 정평구가 비거를 발명하여 진주성 전투에서 이를 사용하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밖에도 조선 후기 학자 이규경이 쓴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도 ‘임진왜란 당시 영남 어느 성이 왜군에게 포위당했을 때, 어떤 사람이 비거를 만들어 성중으로 날아 들어가 성주를 태워 30리 바깥에 이르러 인명을 구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처럼 비거의 존재와 정평구에 대한 기록은 여러 문헌에 남아 있으나, 아쉽게도 비거의 모양과 만드는 과정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진주 병영 별군관으로 근무했던 정평구가 임진왜란 때 비거를 타고 활약했다는 점에서, 평소에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떴다 떴다 비거, 날아라 정평구』는 평범한 한 사나이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쏟은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그 꿈이 현실이 되었을 때, 비거는 정평구 개인뿐만 아니라 나라와 백성에게 희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역사 인물 이야기는 타고난 위인이 큰일을 해냈을 때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실패와 좌절, 비난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어 여러 사람을 이롭게 했을 때 큰 감동을 줍니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얻어야 할 것도 어떤 처지와 형편에서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계획하고 끝까지 실천하는 자세입니다.
꿈을 품고 도전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하늘을 날 수 있어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물론 많은 아픔과 좌절을 겪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방심하여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납니다. 그러나 자신의 꿈을 계획하고 한 단계씩 이뤄나가는 과정이야말로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정평구도 처음에는 막연하게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만 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다가 문득 언덕길을 내달리며 하늘을 나는 느낌이 어떤지 느껴 봤을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들을 관찰하면서 생각에 잠겨, 멍하니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라,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들고 고치고 다시 수리하면서 몇 날 며칠을 매달렸을지도 모릅니다.
남이 보면 그저 평범하거나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부단한 노력들이 쌓여 하늘을 나는 수레, 비거를 탄생시켰습니다. 처음으로 하늘을 날던 순간, 정평구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했겠지요. 그리고 임진왜란 때, 자신이 만든 비거를 타고 왜군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큰 보람을 느꼈을 겁니다.
어린이들도 정평구 이야기를 읽으며 꿈을 품고 도전하는 일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느낄 수 있기 바랍니다.